당뇨병 초기 증상과 나의 이야기
당뇨병은 그저 뉴스나 의학 프로그램에서나 듣던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저에게 당뇨병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건강에 자신이 있었고, 생활 습관에 대해 큰 걱정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40대 중반을 넘기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이가 들어가면 이런저런 통증이나 불편함이 생기는 건 당연한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물을 유난히 많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느낌이 들어 물을 마셔도 갈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었고, 밤에도 자다가 몇 번씩 깨서 화장실에 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날씨가 건조해서, 혹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분이 더 필요해진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갈증과 잦은 배뇨가 계속되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식사를 하고 나서도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요즘 따라 입맛이 좋아졌나” 하고 웃으며 넘겼지만, 계속해서 이유 없이 피로감을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 불안감이 스며들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곤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점점 생활이 피곤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저에게 피부가 좀 어두워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
목 주위와 겨드랑이 부분이 특히 그랬습니다. 사실 저도 거울을 보면서 그 점을 느끼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변화들이 모여 결국 제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자 아내가 병원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워낙 고집이 센 편이라 병원을 잘 가지 않는데, 이번에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 결과,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왜냐하면 당뇨병이 어떤 병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합병증이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익히 들었으니까요.
당뇨병 초기 증상들은 사실상 저에게 이미 나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잦은 배뇨, 갈증, 피로감, 그리고 피부 변화까지. 단지 그 증상들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이 나이엔 다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들이어서 무심코 지나쳤던 겁니다. 그러나 그 작은 신호들이 모여 큰 경고가 되었고, 결국 당뇨병이라는 진단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부터는 제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식습관부터 바꿨습니다. 당분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채소와 고섬유질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해지기 힘들었지만, 이젠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가능한 한 많이 몸을 움직이려 합니다. 병원에서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의 변화였습니다. 당뇨병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 병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병이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초기 증상을 쉽게 지나치고,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초기 증상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잦은 배뇨, 갈증, 피로감, 시야 장애, 피부 변화 등 작은 변화들이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상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